기타/남미

[칠레 / 산티아고] 산티아고의 밤. 그리고 와이너리

코드아키택트 2021. 8. 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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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로로 시작하는 나의 글. 산티아고의 밤문화가 아니라, 밤에 광장을 돌았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와이너리 투어 이야기...껄껄껄껄

 

사람은 감을 믿게 된다.

 앞에서 걸쳐온 페루와 볼리비아는 무언가 불안불안한 느낌을 들게 하는 동네였다. 페루 특히 리마에 있을때는 7시 이후엔 숙소 밖을 나가지 않았다. 왠지 그래야할 것만 같은 것은 모든 가게마다 붙어있는 창살로된 문은 영업 종료시간 후엔 돌아다니면 안될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낮에도 사람들의 통행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칠레는 돈도 많고, 조명도 블링블링 많이 켜진 광장에서 밤에 사람들이 광장에 삼삼오오 모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 나의 불신은 작동하여 핸드폰은 들고 나가지 않았다. 카메라만 들고 나갔다. 밤에 찍은 광장 사진을 보여본다.

 

광장 남쪽으로는 횡으로 가로지르는 도로가 있었다. 그것만 제외한다면 광장 그자체는 사람이 계속 머무를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종 방향으로도 돌아다녔던거 같기도하다. 기억 보정이 시급하다.

 여행 사진을 잘 못찍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수많은 추억들이 있었던 것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정리하며 옛날 일들을 기억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광장 주변의 시설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유럽 가서 성당도 한 2개쯤 볼때까지는 괜찮지만 3개부터는 다 거기서 거기인 것 처럼, 남미에서도 그게 그렇게 다르진 않다. 더 나아간다면, 모든 여행에서 그럴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기 위해선 각 성당이나 건물들의 역사를 알면 좋겠지만. 

 

  막상 이렇게 놓으니 별로 없다. 나는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안데스 호스텔이란곳에서 묵었다. 대략 걸어서 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마치 영화의 클리셰처럼. 이 호스텔은 나의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에서의 인연과 연결고리를 가지게 된다. 꽤나 번화하고 가격도 적당한 그런 호스텔 이었다. 자판기 같은 시리얼과 바나나를 먹었던 기억이나는데, 아 나의 숙소에는 찐 남미사람이 있었고, 그 친구는 어디 산으로 간다고 했었다. 그래 그런 대화를 했었구나.

 이 광장에서는 광대 아저씨가 있었다. 이때 당시에 남미에서는 크게 K문화가 두개 유행했다. 하나는 과연 한국에 전쟁이 날 것인가(실제로 나에게 묻는이도 있었다.), 다른 하나는 강남 스타일 이었다. 나는 나의 운명을 어느정도 직감하고 있었지만 광대의 공연을 보러 갔다. 수많은 인파중 유일한 에이시언 이었던 나는 광대와 함께 쇼를 했다. 서로 말은 안통했지만 손짓 발짓으로 메세지를 주고 받았다. 맨 처음에는 발끝에 모자를 걸쳐놓고 툭 쳐서 머리에 얹는 걸 했고, 강남 스타일 춤추기를 같이 했다. 여행의 즐거운 느낌때문인지, 지금 해보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그냥 같이 놀다 왔다. 같이 사진을 찍어주려고 광대가 그랬는데, 같이 찍지 못했다. 분명 카메라는 들고 갔는데 왜 찍지 못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렇게 밤 마실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왔다.

그 광대쇼. 마주치면 또 시킬까봐 피해다녔다.

산티아고 메트로 폴리탄 대성당

내가 어디를 다녀왔는지 인터넷에 검색을 해봐야한다. 나는 성당을 다녀왔었다. 지금 봐도 성당이 멀끔하고 좋아보이는 것을 보니 충분히 다녀갈 가치가 있는 장소로 보인다. 몇몇 요소들을 찍어놨던데, 내가 군대가기 전에 들었던 수업에 나왔던 요소들 이어서 그렇게 찍었나 보다.

아주 화려한게 마음에 들엇던 것 같다.

 

여튼 성당은 좋았다.

 

와이너리...그래 와이너리

이렇게 점을 많이 너무나 어이없는 결론 때문이다. 이날 와이너리를 어떻게 갔는지 얼추 기억이난다. 여행 중간에 이어폰이 파괴된 나는 산티아고에서 하나 사기로했다. 오직 절약밖에 모르는 나는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에 이어폰 상점을 들렀다. 내가 아는 몇몇 생존 언어중 싸다와 비싸다를 알고 있었다. 싸다는 바라또 였고 비싸다는 까로였다. 다짜고짜 이어폰 가게에가서 인사를 한후 "우나 바라또(싼거 한개)"를 앵무새 마냥 외쳐댔다. 맨처음 나를 응대 했던 여직원은 잘 이해하지 못했고, 바로 다음에 나온 아저씨는 내 말을 이해했다. 

 장사를 하려면 안될걸 알면서도 던져보는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다. 그는 내가 앵무새 수준인것을 알고(앵무새야 미안해) "바라또, 안좋아(스페인어로). 까로, 부에노"라는 아주 짧은 단어로 좀더 비싼걸 사게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의 제안은 못알아들은척 하면 그만인 외국인에겐 통하지 못했다.

 이어폰을 장만한뒤 전철을 타고 이동했다. 와이너리는 꽤나 멀었는데, 약 한시간은 전철을 탔던 것 같다. 전철을 타기전에 알아둘 것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전철료를 시간대 별로 다르게 받는다는 점이었다. 출퇴근 시간이 좀 저렴하고 그 외 시간이 비쌌던거 같다. 뭐 근데 그게 그거여서 아껴봐야 그렇게 차이도 안난다.

 어느 역에서 내렸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사실 그럴만도 하다. 그 후에 몇십분 걸어갔던 것 같다.

 꽤나 멀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잘 가고 있나 의구심이 들 정도 였다. 어찌저찌 길을 찾아서 갔고...

 그래 갔다... 분명히 영업시간 내에 왔는데 왜 열지 않는가... 그때는 몰랐다. 이들도 파업을 한다는 것을. 안타깝게도 갔더니 파업을 하고 있었다. 호호호호. 그렇게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여기를 왔다갔다 하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소모됬기 때문에 이 날 다른것을 하지는 못했다. 기나긴 전철을 타고오는 길에 떨어지는 석양과 맞은편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떠오른다. 그리고 바퀴가 고무로 되어있던 칠레 전철의 조용함과 어마어마한 승차감이 생각난다.

 

 아무튼. 언어를 모르고 몸으로 떼우다보면 어려운 일들이 많이 생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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