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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 / 마추픽추] 남미여행의 꽃 마추픽추

코드아키택트 2021. 2. 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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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은 마추피추가 편한데, 표준어는 마추픽추라고 한다. 남미여행을 오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면 당연 마추픽추다. 지금 사진으로 다시 봐도 마음속에 뭔가 뭉클한 느낌이 드는 장소다. 역사적인 설명은 뒤로하고 간략히 자극적인 얘기만 해보겠다. 

 

 마추픽추는 페루땅에 있지만 페루것이 아니라고 그랬다. 남미에서는 뭐 찢어지게 가난한 두 나라가 있는데 바로 볼리비아와 페루다. 스페인 친구들에게 착취당한 것도 있다고 하지만 남미에서 일어난 서로간 전쟁에서 크게 두드려 맞은 나라들로 알고 있다. 그렇게 재정이 넉넉치 않던 친구들은 유적도 팔고 그랬더랬다. 그 산 증거가 마추픽추다. 기억엔 한 150달러? 정도 입장료를 냈던거 같다.

 

 그리고 여기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제학생증의 위용을 뽑내봤다. 유럽에선 국제학생증이 어마어마 하지만 당장 밥벌어먹기도 빠듯한 나라에서 그런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여기에 올라서 해야할 것이라고 한다면, 스탬프 콜렉터들은 꼭 스탬프를 찍어야 할 것이다. 나도 옛 여권에 콕콕 찍었다. 요즘엔 그런거 잘못 찍으면 안받아주는 나라도 있다고 하니 본인이 알아서 잘 해야할듯 하다.

 

구불길 오르기

이길을 올라와라

 마추픽추는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았던 곳이다. 굉장히 물리적인 측면에서 이야기 인데, 정말 아무나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 전날 아구아스 칼리엔떼 마을에서 자고 난 후, 이 길을 올라야만 마추픽추의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현대에는 돈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타개할 방법이 있다. 바로 저 구불길을 운전해 주는 버스를 타는 것이다. 하지만 자린고비였던 나로선 용납할 수 없었고 걸어 올라가기로 하였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옷들을 보니 그때 좀 쌀쌀하긴 했나보다. 하긴 새벽에 오르기 시작하는데, 안개속에 쌓여있는동안은 조금 쌀쌀 했던 것 같다. 해가 내려쬐기 시작하면 그렇지 않지만.

 

안개속의 마추피추

 맨 처음에 올라가면 약간 당황스럽다. 안개가 낀 이 날씨에 나는 여기에서 뭘 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다들 이때만큼은 모든 샤머니즘과 토테미즘을 모아 마추픽추가 얼굴을 드러내기를 바랬을 것이다.

  각 건물마다 용도가 있다고 책에 설명되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때쯤 부터 그런게 무슨 의미인가 싶었던것 같다. 그냥 눈으로 보는것 자체에 의미를 담기로 했다.

사진을보니 다시 기억났다. 알수없는 한무리의 수도자들이 있었다. 우리만 온게 아니니까.

안개

또 안개

안에 들어가도 안개

여기도 안개

유사 수도자 일행

뒤를 돌아보니 그래도 하늘은 좀 맑았던 모습

다시 짙어지는 안개에 희망을 조금 잃던 중

신비한 느낌은 배가되긴 했었다.

저 멀리 눈덮힌 산

안개

 

 

얼굴을 드러내는 바위

 남미는 참 묘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특히 마추픽추에서 그랬던 것 같다. 안개로 언제 밝아질까 각을 재던 그때 본능적으로 안개가 걷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마 이 바위사진을 찍을때가 그때였을 것이다.

 아까 사진들에 비해 확실히 날이 맑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바로 조망 스팟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이때의 순간을 영상으로 남겨뒀어야 하는데 참 아쉽다. 내가 도착했을때 즈음 안개가 순식간에 걷혔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한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았다. 정말 작게 속으로 탄성을 질렀던 장면이었다. 이런 사진으론 그걸 다 담을 수 없으니 아쉽다. 

 

 모든게 선명해졌을땐 참 신이났다. 이것저것 보이는 것들도 많고 잘왔다는 생각을 했다.

 라마인가 알파카인가 아니면 더 비싼몸이라면 비쿠냐 하는가 하는 친구들이 유적지 주변에서 노는 모습도 보였다.

 

 

 

가보지 못한 길들

 그때 가보지 못했지만, 큰바위 얼굴을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을 가늠할 수 없었던 나는 올라가지는 못했다. 여기저기 메뚜기 마냥 뛰어다니다가 그러고 내려왔다. 마추픽추에 올라갔을때 신기했던 것은 한무리의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 이었다. 내가 갔던 2013년은 남미를 잘 안가던 시절이라 나름의 영웅담을 만들어낼 심산이었다. 하지만 환갑이 넘으신 어르신들이 단체로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까지 올라오시는 바람에 내 입지가 매우 좁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은 안개가 걷히는 마추픽추를 못봤겠지 훗훗. 아마 지금도 비슷할텐데, 첫 버스시간이 안개가 있던 시간대보다 늦어서 그냥 온사람들은 쨍쨍한 마추픽추부터 보았다. 체력이 된다면 꼭 걸어서 올라가시는걸 추천한다. 

 

 그렇게 재밌게 보고 하염없이 왔던길을 걸어서 내려왔다. 쿠스코까지 다시 이동하는데는 기차를 탔다. 한국에 와서 다큐를 봤는데 이 기차를 외국인과 현지인에 대해 값을 다르게 받는다고 한다. 그래 그렇게 살아봐라. 

 

 다시 사진으로 봐도 마추픽추는 정말 멋진 곳이었다. 꼭 가야한다. 언어가 된다면 천천히 보면서 다니고, 잉카트레일도 도전해 본다면 정말 뜻깊은 장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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