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접기 이론
종이접기는 겉으로 보면 쉬워 보입니다. 취미로 접는 영역은 직관적이고, 손으로 접다 보면 어느새 무언가 뚝딱 완성됩니다.
하지만 기하학(Geometry)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역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술가의 손을 통해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과 별개로, 실제 생산을 위해서는 컴퓨터로 구현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론을 이해하고, 어떤 형태로든 프로그램으로 구현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용어 자체가 낯설어 저도 배워나가는 중이지만, Maekawa's Theorem, Justin's Theorem 등이 있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종이는 두께를 무시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접은 결과가 평평하게 눕혀질 수 있는지를 따지는 이론들입니다. 예를 들어, Mountain fold와 Valley fold — 한국어로는 산접기와 골접기 — 의 개수 차이가 반드시 2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Maekawa's Theorem의 핵심입니다.
일과 방향이 분리될 때
기하학 책을 펼치고 있지만, 읽는 것이 늘 쉽지만은 않습니다. 일은 일대로, 공부는 공부대로.
먹고사는 일과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분리될 때는 나름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현재 Solution Architect로서 하는 일 — 큰 그림을 설계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 과, 지금 공부하는 접기 이론이 쌓아가는 기술적 깊이는 분명히 다른 영역입니다.
그래도 방향이 있다면, 해야 할 것은 해야 합니다. 불안감은 늘 그 사이에 존재합니다. '이 시간에 업무 역량을 더 키웠다면 회사에서 더 잘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둘 다 잘하는 것이고, 현실은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나가는 과정입니다. 일도, 준비도, 함께.
일과 방향이 분리되면 솔직히 불리합니다. 하나만 해도 벅찬데 둘을 병행해야 하니까요. 저처럼 일과 삶의 경계가 흐릿한 직업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일에 매몰되면 이론서를 손에 잡지 못하고, 일이 잠잠할 때는 긴장이 풀려 쉬고 싶어집니다. 현실과 목표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것이 결국 이 시기의 핵심 질문입니다.
어디에 쓰이는가
제가 아는 범위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성 발사 시 태양광 패널이 접혀 수납되었다가 펼쳐지는 메커니즘, 군용 텐트처럼 순간적으로 자동 전개되는 구조물, 그리고 작은 초소형 로봇에도 이 원리가 적용됩니다. 제가 접하는 사례들이 편향되어 있을 수 있지만, 주로 제조업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글을 쓰면서 저도 유학의 목적을 좀더 구체화 해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해당 공부를 통해서 형상을 다루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도 만약 유학과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들이 잘 된다면 그와 비슷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내가 그것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또 고민해봐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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