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건축

[건축/진로] 파사드 컨설턴트: 1편 게리테크놀로지 / DDP / 스틸라이프

코드아키택트 2020. 11. 22. 17:47
반응형

저는 파사드 컨설턴트로 약 2년간 일해왔습니다. 한국에선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프로젝트 등에 참여 하였고, 해외 프로젝트는 비밀유지 사항으로 인해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저는 매우 우연한 기회로 이 직업군을 택해 일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파사드 컨설턴트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우선 파사드 컨설팅이 국내에 들어온 한가지 흐름을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파사드 컨설팅의 역사

도미노 프레임 -> 입면 분리 -> 프랭크 게리 -> 디디피

이 누추한 곳까지 진로를 찾아오신 분들이라면 건축과 출신이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아주 짧게 파사드가 무엇이며 왜 파사드 컨설팅이 뜨기 시작했는지 역사를 짚으며 얘기해보겠습니다.

도미노 프레임과 입면의 분리

필로티와 입면의 분리

우리나라에서 저주받은 건축같이 불리는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필로티입니다. 마치 사고만 났다하면 필로티 탓인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막상 알고보면 부실공사, 잘못된 자재의 사용등이 더 큰 원인으로 자주 나오곤 합니다. 그럼 이 필로티란 무엇일까요?

 

 아주 잠시 동서양의 건축을 이야기 해볼까요.

 

 서양 건축을 기준으로 돌을 쌓아올리는것이 구조재이자 동시에 입면이었습니다. 돌은 그 자체로 힘을 받기때문에 촘촘히 쌓아 올려야합니다. 또는 힘을 받는 부분을 잘 고려해서 쌓아올려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입면에 장난질을 칠 수 있는 것은 돌에 조각, 작은 창 등등을 할 수 있었죠.

 

돌을 쌓아올리는 방식은 막힘 속에 열림을 표현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동양 건축은 나무 기둥을 먼저 올린후 그 사이를 채워 나가는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면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라고 말할 수 있죠. 다만 구조적으로는 압축력 이외의 전단력 등이 더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분리하다고는 합니다. 어쨋든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측면은 다양하니까 그것은 또 그 얘기대로 접어두죠. 

기둥식 구조는 열림을 먼저 가정한 후 닫힘을 표현해 나간다 볼 수 있죠
이렇게 문을 들어올리는 것도 가능했답니다.

 이 돌쟁이들은 약 18세기 때부터 기둥식에 대해서 많이 연구했다고 합니다. 거기에는 종교개혁 등 사상의 변화도 연관되어 있다고 배웠는데 너무 크니까 짧게 줄입시다. 코쟁이 돌쟁이들은 기둥방식을 열심히 연구했고, 양인들이 잘하는게 무엇입니까. 바로 단어 하나 만들어서 잘 팔아 먹는 것이지요. 비록 개념을 처음 주창한 사람은 값싸고 좋은 품질의 주거를 개념을 만들었지만 자본주의는 값싸고만 가져가 버립니다.

 

건축과는 다 아는 그 남자 "르 꼬르뷔지에"

필로티와 도미노 프레임

 옆길로 새고 싶은 나의 글을 누가 막아주오. 여튼 그런 흐름 속에 20세기에 스위스 출신 아저씨가 하나 나타납니다.  살바도르 달리와 그림 라이벌이기도 한 이 남자는 원래이름이 26자 정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라고 부릅니다.

 

안경쟁이 아저씨가 르 꼬르뷔지에 또는 르 꼬르부지에 등등 외국인이라 다양하게 불립니다.

 

필로티와 근대건축 5원칙

필로티만 알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이 아저씨는 자신의 건축을 이야기하며 근대건축 5원칙2이라는 것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필로티 다른 하나는 자유로운 입면입니다. 

 필로티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replacement of supporting walls by a grid of reinforced concrete columns that bears the structural load is the basis of the new aesthetic 

내력벽을 구조적 하중을 지탱하는 RC구조(철근콘크리트)의 그리드로 대체하는 것은 새로운 미학을 위한 기초이다.

 사실 5원칙 중 이거 하나만 기억하면 나머지는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기능들 입니다. 앞의 동서양 건축에서 보셨듯, 기둥이 힘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입면은 자유로워지는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필로티의 핵심은 기둥이 하중을 받치는 구조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벽(커튼월 포함) 또는 창문은 칸막이 또는 내외부 공간의 분리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 힘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좀더 있어보이는 말로는 입면의 분리라고 칭합니다. 

 

르꼬르뷔지에의 근대건축 5원칙을 잘 보여주는 빌라 사보예. 그중 필로티만 오늘은 얘기하자

  여튼 그래가꼬 필로티는 원래부터 있어 왔지만, 꼬르뷔지에 아저씨가 개념을 잘 정립해서 써먹었습니다. 이와 유사한 것들이 '미스 반 데 로에'아저씨의 '유니버셜 플랜' 등등 비슷한 것들이 있지만, 패스하겠습니다. 이글을 읽으신 분들은 앞으로 뉴스에서 "이번 xx빌딩 재난의 원인은 역시나 '이것'..." 하는 소리에 필로티라는 구조가 아니라 부실공사가 문제 아니었을까? 라는 한가지 생각만 해주셔도 저는 참 뿌듯할거 같습니다. 여전히 그렇게 믿고 싶으시다면, 필로티가 원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든 기둥으로 만들어진 건물은 문제라는 것과 동의어가 아닐까요?

도미노 프레임: 알고보니 주거용 프로토타입이었네?

값싸고 좋은 주거를 위한 프로토타입

 

웃프지만 여기에서 자신의 집이 보인다면 '모던'한 집인것은 맞습니다.

  고사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자란 환경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일까요.

 얼핏 우리집이 보이는 이 프레임의 목적은 "값싸고 좋은 집"의 공급 이었습니다. 하지만 뭔지 아시죠. 여기저기 개념이 옮겨가다 보면 좋은 말 빠지고 결국 이윤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가기 마련이죠. 이걸 보는 많은 건축과 학생들은 지금 건축의 죄악으로 보지만, 그것은 "값싸고"만 품은채 대량생산 되어버린 집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튼 이건 앞에 딴얘기를 꺼내서 마무리 짓고 넘어가기위해 꺼냈습니다.

 도미노 프레임은 스위스 아저씨가 좋은 집들을 값싸고 대량생산하기 위해 고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제가 살아온 이런 집들은 값싸고만 품고 지어진 느낌이 강했지만요

프랭크게리, 물고기 그리고 카티아

비정형을 현실화하긴 도전. 그리고 이를 이루기위한 프로그램

 

 이런 역사 속에 입면은 매우 더더욱 자유로워 집니다. 이를 이끌던 쌍두마차가 있지만 우리 "법규 아저씨"만 이야기 해보도록 하죠.

 

이분이 게리 아저씨. 법규사진은 알아서들...

 

 건축계에 법규를 날린것으로 유명한 프랭크 게리 아저씨가 있습니다. 이 아저씨는 종이 구겨서 만든것 같은 디자인을 현실화 하는데 매우 큰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걸 실현화 하기 위한 스토리는 교수님마다 하는말이 달라 누구 얘기가 진퉁인지 모르겠지만, 대략 큰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꾸깃꾸깃
이렇게 쉽게 만들수 있다면...좋겠지만..

 

 

 맨날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던 게리 아저씨는 어느날 작은 비행장 옆을 지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행기를 디자인하는 회사가 그 안에 있었고, 그들이 쓰던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프로그램을 회사에 도입하였고, 건축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프로그램이 무엇이냐면 CATIA라고 합니다.

 

 CATIA는 그 역사를 따로 떼어서 얘기해야 할만큼 꽤나 유구한 역사와 활용성을 가진 프로그램 입니다. 간략히 말하면 형상을 다루는 강력한 기능들이 있고 결정적으로 이런 형상을 실제 제작과 연결시키는 모듈들이 잘 발달되어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쿵짝쿵짝 휘뚜루마뚜루 사용했다고 합니다.

바르셀로나에 가보질 못해서... 여튼 이런애가 있답니다.

 아 물고기는 무엇이냐면, 바르세로나 물고기1라고 알려진 프로젝트 입니다. 비정형 관련해서 자주 나오는 프로젝트죠. 사실 뒷 얘기는 잘 모릅니다. 언젠간 포스팅 할 날도 오겠죠? 어쨋든 이 물고기를 잘 사냥한 게리 아저씨는 이 프로그램을 열심히 갈고 닦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프로그램이 Digital Project (DP) 입니다.

물고기 만들기

 

 

Ghery technologies의 탄생

비정형 해결사로 가장 유명했던 집단.

로고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정체성

 파사드 컨설팅이 비정형 컨설팅과 동의어는 아닙니다. 그러나 비정형분야 만큼이나 파사드 컨설팅이 빛을 발하는 분야는 없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건물을 마주할때 가장 처음 맞이하는 것이 입면(Facade)이며, 그만큼 공을 들여야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사람들이 비정형을 눈독들여 쓰고 싶어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여튼 물고기를 잘 만든 게리 아저씨의 사람들 중 일부를 뗴어 Ghery technologies를 만들게 됩니다. 초기에는 게리가 디자인 한 건물이 워낙 독특하다 보니 게리아저씨것 위주로 하였지만, 이후 따로 독립하게 됩니다. 
 시기의 선후는 잘 알지 못하지만 월트디즈니 홀, 빌바오 구겐하임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덩달아 비정형 해결 프로그램= DP라는 공식도 생기게 되었죠.

위키피디아에서 DP를 치면 나오는 이미지

DDP와 게리테크놀로지 그리고 스틸라이프

사실 BIM 컨설팅 이지만 파사드 컨설팅으로도 임팩트 넘쳤던 DDP

DP 사이트에 걸려있는 DDP

 이렇게 해외에서 스멀스멀 자라나던 파사드 그중 비정형 파사드 해결이 우리나라에서 시급히 필요한 일이 생겨버렸습니다. 풀네임 동대문 플라자. 줄여서 DDP라는 건물입니다. 그 크기와 형태 뿐만아니라 무성한 뒷말이 나온 건물이기도 하죠. 당시 기억으론 공모전만 하면 결국 1등은 양놈들이 차지한다고 불평불만을 하던 건축가들이 많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여러분 각자가 판단하시길 원하며 그당시 2,3등 안의 링크를 꼭 찾겠습니다. 찾았다 요놈4

 좌우지간 건설 대통령 엠비와 뚝딱뚝딱 만들어 실적쌓기 좋아하던 오세훈씨의 시대에 DDP는 일단 시작하기로 결정을 짓습니다. 하지만 그게 쉽게 되나요. 건설사 삼성물산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나봅니다. 이때 해결사로 등장한게 게리 테크놀로지스 입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문서로는 약 12명의 컨설턴트들이 투입되었다고 하고 각각 건축, 토목, 설비 등등 분야에 대해 모델링 및 DP 교육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건 게리 테크놀로지스와 외장 패널 뿐만 아니라 내부 곡면 콘트리트 등의 비정형 시공을 담당한 스틸라이프 덕이었습니다. 다시 또 파사드 컨설팅과 빔 컨설팅이 혼재되지만 넘어가도록 합시다.

 

DDP 기둥용 거푸집
DDP 패널 생산. Multi Stretch Forming Machine. 한국말로 줄여서 다점이

 "이건물은 A 건설사가 했대" 라는 말들을 종종 들어왔으며 저도 그렇게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건물이 지어진걸 누가 했다고 말할때 참 어려운 점은 거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DDP에서 삼성물산 만큼이나 언급되어야 하는것은 "스틸라이프"라고 생각합니다. 박광춘 대표님이 운영하는 철판과 비정형 관련 전문 시공 업체로서, DDP를 필두로 전곡 선사 박물관, 청담동 크리스찬 디올,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등 비정형 철판 뿐만 아니라 비정형 철판을 활용하는 거푸집 등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파사드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다루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끝에 끝에서 실제로 만들어내는 분들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사실 그 안에서 정말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곤 하죠.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서 해야겠네요 호호.

 

하나 끝맺으며

 약 3년전 발표를 위해 DDP 사례를 조사하며 정말 황금같은 자료들을 찾았는데, 제가 정리 능력이 딸려서 어디론가 없어져 버렸네요. 아마 DDP관련된 내용을 찾고 싶어 오신 분들도 있을거 같은데, 서울시에서 낸 보고서 중에 엄청 두껍고 거의 모든내용이 써있는게 있습니다. 나머지 인터넷 글들은 거기에서 원하는 부분만 발췌했다고 봐도 무방하죠. 여튼 그런 목적이시라면 서울시 사이트를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 바르세로나 관광 사이트 ↩︎

  2. 근대건축 5원칙 Wiki ↩︎

  3. 도미노하우스 ↩︎

  4. MLB PARK 2013 DDP 당선안 및 댓글 ↩︎

  5. Case Study of Mass Customization of Double-Curved Metal Façade Panels Using a New Hybrid Sheet Metal Processing Technique ↩︎

  6. 서울시 DDP 글 ↩︎

  7. 구글 검색 :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건설사업 기록지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