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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수 있는 점 : 스마트시티는 누가 주장했는가. 허와 실, 스마트시티의 다양한 형태
추천 독자 : 스마트시티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사람들.
간략한 내용 정리
스마트시티 분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찾던 중 알게 된 책이다. 작가는 송도 프로젝트를 포함해 다양한 스마트시티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듯하다.
스마트시티에 대한 이야기를 지멘스, IBM, 시스코 등의 기술 대기업이 주장하는 스마트시티, 즉 어느 소설에서 주장한 현실세계를 가상의 세계로 복제한 ‘미러월드’ 요즘 말로는 ‘디지털 트윈’부터, 바텀 업 방식의 ‘도시 해커’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앱의 형태까지 다룬다.
작가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방식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한 듯하다. 기술 대기업이 주장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스마트시티와 시민 중심의 시민 해커에 대한 이야기 중 시민 해커가 만들어 내는 스마트시티에 대해 조금 더 비중 있게 다루지만 디지털 트윈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시민 해커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앱들에 대한 소개는 인상적이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교통 약자들을 위한 길안내 앱인 ‘Hills are evil’, 시카고의 제설 상황을 시각화해주는 ‘Chicago shovels’ 등의 앱들은 도시가 제공해주는 공공데이터가 어떤 식으로 활용되며, 시민과 공공기관 둘을 어떻게 만족시키는지 보여준다.
끝으로 이런 클라우드 기반의 솔루션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가 가질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열거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의 가동률과 이들이 가동되지 않는 시간에 생길 수 있는 문제점, 프로그래밍이 가지는 버그와 사례들, 스마트시티의 해킹, 도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도시 문제 해결 중 데이터 편중화 문제 등등. 스마트시티가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그리고 아마 2020년 현재엔 해결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문제 등.
글을 읽은 후 질문거리
그래서 스마트 시티가 무엇이야?
스마트시티 : 도시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플랫폼
아마 스마트 시티라는 단어를 듣는 사람들에게 가장 궁금하게 다가오는 말은 스마트시티가 무엇이라는 그 말 자체일 것이다. 사실 요즘 너무나 많은 곳에 '스마트’라는 말이 마치 '만능’과 같이 쓰이기 때문에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책 내용 중 중간에도 누구도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고 쓰이고 있다면서 '스마트’라는 단어와 '지속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꼬집고 넘어간다.
앞의 책 요약에서도 잠시 볼 수 있듯이 작가 자신도 스마트시티가 무엇이라고 콕 집어서 얘기하지 못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다. 때론 어떤 것을 정의하기보다는 그것이 하고자 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그 속성을 더 잘 표현해줄 때도 있다. 1 나는 책을 읽고 여러 가지 생각해본 끝에 스마트 시티란 “도시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행동의 총체 또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하기로 하였다. 여러 학자분들이 기술적인 근거를 들어가며 정의한 것도 있지만, 스마트시티가 해결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말하기보단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열거한 거 같아서 그 부분들은 접어두기로 하였다.
도시는 왜 스마트해져야 하는가? 그리고 스마트하지 않은 도시는 뒤쳐진 것인가?
효율적인 도시문제 해결의 필요성. 사실 도시문제를 잘 해결할 수만 있다면 굳이 스마트한 도시가 아니어도.
스마트한 도시를 추구하는 것은 모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도시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잘 생각해보면 모든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되게 되어있다. 그것을 시간의 측면에서 본다면 빠르게 또는 느리게 다시 말해 비효율적으로 또는 효율적으로 해결한다는 뜻이다.
도시는 왜 스마트해져야 할까? 앞으로 줄어들지도 모르는 정부기관 예산 때문에? 시민들이 편리하게 원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혹시나 모를 안전문제를 감시하기 위해? 사실 이조차 뚜렷하게 말하기 힘들다. 그 이유는 각 도시가 당면한 문제와, 도시가 가지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맥킨지 리포트를 2 참고해보면 각 도시마다 해결하려는 문제는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가령 동남아의 경우 스마트시티를 통해 관광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비교를 위해 우리나라 스마트시티 사례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3 4
각 도시가 당면한 문제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 시티의 정의도 다를 수밖에 없다.
시흥시의 경우, KT, LG U+, LG CNS 등의 기관과 손잡고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 복지 증진을 위해 미세먼지 절감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MaaS(Mobility as a Service)의 일환으로 대중교통이 없는 시간에 자율주행차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교통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도시문제는 꼭 기술이 해결해야 하는가?
개인적으로 시흥시가 도전하는 과제 중 흥미로운 것은 독거노인 문제 해결이었다.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장착시켜 동선 추적이나 건강체크 등의 기능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추후에 활용한다는 게 시나리오인 것 같다. 이 부분에 있어, 잠깐 물음표를 던져볼 필요가 있다.
정말 기술이 노인문제를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해결책일까?
모든 스마트시티 이야기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내가 2018년 잠깐 프로젝트에 참여하던 시기에, 연구원 중 한 분이 고민하던 부분도 바로 여기에 맞닿아 있었다. 그분의 이야기는 대략 이러했다. 노인문제와 관련해서 연구원분은 친구와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친구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노인분이 잘 사는지 안 사는지 알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하다고 했다. 다름 아닌 요구르트 판매원 분들이었다. 그분들에게 추가금 조금 더 주어주면 배달을 함과 동시에 그분들의 상태도 확인해 준다고 한다. 위와 같은 사례는 책에서도 언급된다
분실한 물건을 찾는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빅데이터에 의한 접근은 모든 물건에 태그를 붙여 추적을 하는 방식이 될 것인데 …그 측정치들은 현존하는 최대의 빅데이터가 될 것이다.
이와 달리 사람들끼리 서로 도와서 물건을 찾도록 하면 어떨까? … 더 빠르고 값싸고 긍정적인 사회적 부수효과를 가져오는 사회 협동체 젤르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 파운드 잇은 바로 이런 아이디어에 바탕… 인간의 기본적 이타심뿐만 아니라 사회적이 되고 싶어 하고 또 새로운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우리의 타고난 욕구에 호소한다.
이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신 기술이 모든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책은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데이터 수집을 명목으로 필요한 디바이스들의 유지비등을 생각해 봤을 때, 더 값비싼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책에서 짚은 문제는 우리는 해결했을까?
서울의 120 서비스와 미국의 311 서비스
책에서 짚는 스마트시티의 문제점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여기서 스마트시티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플랫폼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스마트시티는 블랙박스와 같다.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를 통해서 알고리즘을 만든다. 향후에 입력되는 데이터는 이 알고리즘을 통과하면 새로운 예측치를 만들어준다. 그럼 이 이야기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축적된 데이터다. 만약, 축적된 데이터가 누군가에게 편중되어 있다면?
실제 미국의 311 서비스의 경우 데이터 격차 또는 편중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311 서비스는 서울의 120과 유사하게 시민들의 민원을 처리한다고 한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민원은 활발한데 비해, 그 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민원은 적다고 한다. 만일 이런 데이터가 도시 의사결정에 사용된다면, 어느 한쪽만을 대변하는 도시를 만들게 될 것이다.
120 데이터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울시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정책을 만든다면, 말이 되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어느 한 단체만을 위한 정책을 펼치게 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든다.
공공데이터는 정확하게 제공되고 있는가?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작업을 해본 사람이라면 위 문제를 많이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가 정확하게 제공된다의 의미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가?
-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 있는가?
거의 유사하지만 차이가 있다.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데이터가 제대로 수집되어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내가 겪은 문제는 서울 메트로 승하차 정보가 있었다. 서울 메트로 승하차 정보는 한 달을 주기로 제공되며, 역 이름, 승하차 인원 등이 제공되고 있었다. 그중 놀라운 것은 어느 역에 승하차 사람 수가 7명이라고 나온 데이터를 본 적이 있는데, 한 달간 7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 만약 진짜라면 그 역은 폐쇄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런 데이터들은 근본적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한다.
데이터가 잘 정리되어 있는지는 같은 데이터에 대해 같은 칼럼(기준)으로 제공되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올해 초, 형광등을 버리기 위해 우리 집 주변에 어디에 형광등을 버릴 수 있는지 찾아보기로 하였다. 구청 사이트를 비집고 들어간 끝에, 한글 문서로 제공된 위치들을 찾을 수 있었지만 썩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왜냐면 정보 접근성도 떨어지고, 제공 방식도 유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데이터들이 정확하지 않거나 정리되어 있지 않은 사례들. 그리고 가장 유용한 방식으로 보여주지 않는 아쉬움
그래서 이런 정보들을 모아 지도에 띄워보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작업에 착수했다. 공공 데이터 포털에 각 지자체마다 제공해주는 형광등 수거함 위치가 있었다. 하지만 A 단체의 경우 주소를 제공해 주고 B단체의 경우 주소와 위도 경도, C 단체의 경우 구 / 동 / 번지의 방식으로 데이터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이런 문제는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라 엑셀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정리를 위해 얼마나 번거로운 일인지 알 것이다. 그렇게 큰 분량의 데이터는 아니라 손으로 작업할 수는 있지만, 애당초 제공이 잘 된다면 사용자들이 좀 더 편안하게 쓸 수 있을 거란 아쉬움이 남았다.
만일 클라우드 서비스가 정지되거나 버그가 걸린다면?
스마트시티는 이리저리 둘러봐도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서버에서 데이터를 받아 작동하는 앱의 형태이던지, 현실세계를 가상의 세계에 그대로 복사한 디지털 트윈이던지 간에 클라우드라는 말은 빠질 수가 없다.
우리는 삶의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전산화된 또는 자동화된 기술의 혜택을 보고 살고 있다.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지던 업무들이 컴퓨터, 더 나아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고 자란 나로선 경이로움과 불신이 마음속에 동시에 존재한다. 그 많던 일들을 컴퓨터와 인터넷이 한꺼번에 처리해준다는 것에 놀랍지만, 만약 이것들이 어느 날 멈춰버린다면 어떻게 될까도 마음속에 여전히 걱정거리로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디지털, 클라우드 등등의 서비스가 멈춘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책의 본문에 의하면 클라우드 서비스의 가동률은 99.9%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미국 기준으로 전기가 항상 공급될 확률인 99.96% 보다 낮은 수치라고 한다. 즉, 이런 서비스들은 언젠가 한 번쯤은 멈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디지털 환경이 멈춰 버렸을 때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일본의 경우, 실제로 쓰나미 당시 여러 전산 서비스가(사실 그렇게 전산서비스가 많지도 않지만) 중지되었지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일본에 살아본 경험으로 얘기하자면 매뉴얼만 따라서 하면 되는 그들의 시스템은 그러한 디지털 시스템이 멈추어도 체계가 잘 돌아갈 수 있게 해 준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도 전산화를 믿고 비효율과 표준화되지 않은 업무들이 가득한데, 정말 재난을 대비하려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끝맺으며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형 뉴딜’과 '스마트시티’를 강조하였다. 많은 이들이 이 두 정책에 관심을 가지며 미래의 먹거리로 생각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발전시켜 나가려 하는데, 나는 이것이 좋은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굵고 짧게 관련 프로젝트를 참여하며 느낀 것은 많고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저 짧게.
사람들의 눈을 화려하게 사로잡는 기술들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도시 나아가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당면한 문제 해결이라는 것은 마음속에 새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꼭 디지털 첨단기기로 무장한 것들이 아닌 아주 단순한 곳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도.
Written with Stack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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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xis.com/blog/secure-insights-kr/2018/05/28/what-smart-ci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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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ckinsey.com/~/media/McKinsey/Industries/Public and Social Sector/Our Insights/Smart cities Digital solutions for a more livable future/MGI-Smart-Cities-Executive-summary.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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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tbiz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2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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