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후기

[서울대입구 / 와인] 홍콩분위기의 분위기 맛집: 아비정전

코드아키택트 2021. 2. 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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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입구에서 술을 마셨다. 은근 로컬느낌이 나는 술집을 찾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코로나이다 보니 이미 풀방이 도니 곳들도 있었고, 내가 동네를 잘 모르는 탓도 있는 듯 하다. 어쨋든 다녀왔으니 오늘도 조잘조잘 써본다.

 

영업시간 : (화~일)17:00~02:00(다음 참조함). 현재 코로나로 21:00까지 하는 것을 확인
용도 & 분위기: 특별한날 특별한 사람과
가격대: 음식(9,900원~25,000원), 화이트와인(20,000~99,000원),레드와인(26,000~260,000), 스위트 와인(38,000~152,000), 스파클링(38,000~160,000),로즈와인(38,000~98,000), 맥주(9,000원), 음료(1,500~38,000)원
찾아가는 길: 샤로수길 생활맥주 맞은편
내가먹은 메뉴

맥주 : 9,000원
홍콩식 토마토 라면 : 9,900원

 

 

 

내부 느낌

 서울대 입구에서 술집을 찾기위해 꽤나 노력을 해야했다. 물론 아무 집이나 들어갈 수도 있으나 갬성을 충족하지 못해주지 못한다. 그 중 큰 이유는 많은 술집들이 체인점 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체인점에 가면 일정한 맛과 분위기는 충족시켜 주지만 뭔가 그 동네에만 있는 그런 느낌을 만들어내주질 못한다. 그래도 한 세군데 정도 있었던거 같은데, 그날따라 영업을 안하거나 사람이 꽉차 있는 등의 크리티컬을 맞는 바람에 가지 못했다. 

올라오는 복도의 넘실거리는 조명

 

넘실넘실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장소였다. 그중 가장 큰 것은 내가 영화를 봤더라면 하는 생각이었다. 곳곳에 영화와 관련된 요소들을 넣어놓았는데, 영화를 본 사람들에겐 더욱더 크게 다가왔을 것 같았다.

 

누가 저기서 술을 먹을까
무언가 열심히 꾸며놓았다.
홍콩 느낌의 내부조명
역시나 홍콩느낌의 그것과 영화 소개에서 본거 같은 상징적인 원피스
보라빛과 초록빛의 묘한 느낌
천장의 조명
아비정전 화양연화
홍콩 목욕탕 같은 색깔. 하지만 충분히 특별해 보이는 공간.

 비록 아비정전은 보지 않았지만 홍콩 느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굉장히 요상한 비유가 될지도 모르지만, 가끔씩 중경삼림 OST가 추천 리스트로 뜨는데 그때 보았던 색감들을 이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내돈내처먹 메뉴들

 오늘도 나는 먹는다.

포옹하는 두 그림. 해피투게더 맥주
토마토라면

 해피투게더와 나의 연은 하나 엮어볼만하다. 약 8년전 남미를 갔던시절(벌써 8년이나 되어버렸군) 남미의 끝 우수아이아라는 곳을 간적이 있었다. 그때도 사람들은 블로그를 하고 여러 정보를 나눠주고 있었다. 그때 알게된 것 중 하나가, 영화 해피투게더의 장면 중 우수아이아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래놓고 영화는 안봤지만 껴앉고 있는 두 남자는 그 영화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홍콩판 브레이크백 마운틴.

 

 여튼 설명은 길었지만 맥주는 별로였다. 시트러스계의 밍밍한 맛이었다. 하지만 돈이없는 대학원생에겐 사치는 가끔씩 허락되었으니까. 토마토 라면은 맛있었다. 좀더 끓였으면 죽이 될 뻔한 느낌도 있지만 그 타이밍을 잘 살린것 같았고, 토마토가 라면과 잘 어울렸다. 그래서 느끼하거나 하진 않고 상큼한 느낌으로 먹을 수 있었다. 따뜻한 식감의 토마토도 먹기에 좋았다.

 

 

독특한 소품들

이것도 영화에서 나온 것일까.
맞춤제작한 휴지
내가 끼면 따거 느낌의 안경
빛과 부딪히면 영롱한 빛을 내는 재떨이 아니 그릇.
잭나이프 같았다. 음식을 담구는(?) 숟가락.

 한 때 <경제학 콘서트>라는 책을 읽고 약을 팔던 시절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은 챕터는 제대로된 중고차를 팔 중고차 전시장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얘기한 구절이 있었다. 그 책의 이론은 이렇다. 오래 있을 상점은 그만큼 가게에 신경을 쓴다. 그러므로 가게를 정갈하게 꾸민 장소일 수록 그곳에 오래 있으려는 가게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그곳에서 물건을 사는게 상대적으로 좋다. 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심리전이 판치는 현실에서 그게 얼마나 맞는지는 개개인이 생각해봐야겠지만.

 

 이곳도 그 장소에 대한 애정을 보니 쉽게 무너질 가게같지는 않았다. 소품하나하나 까지 신경을 쓴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그리고 왜 아비정전이라고 했을지도 문득 궁금하긴 했다.

 

 장소에 대한 이야기도 했지만 사장님도 무척이나 친절하셨다. 그래서 좀 더 기억에 나는 것 같다.

 

 

 

총평

 샤로수길에서 분위기있게 와인을 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실제로 우리가 갔던 날도 어느 테이블은 소개팅 느낌으로 있었고, 창가의 목욕탕(?)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은 어떤 것을 축하하고 있는 듯 하였다. 홍콩을 가본적이 있거나, 아비정전이라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단, 가격대는 어느정도 있으니 그것은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것이여.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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