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광산과 고산병이 얽혀있는 포토시 여행 이야기
본문
수도 라파즈를 떠나 포토시로 향하게 되었다. 이곳을 향한것은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가기 적합하다고 해서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루트는 조금 꼬이는 감은 있었지만, 바로 우유니로 달리기엔 딱히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에 이곳으로 향했던 것 같다.
밤버슨느 이제 친구와 같았다.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하는 안성기와 설경구를 마주하다가 잠이 들었던게 지난밤의 기억이다. 그리고 눈을 떴을 무렵 행선지에 도착했다. 아직은 해가 완전히 뜨지는 않은 시각이었고, 택시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게 되었다. 남미라는 곳이 우리의 상식과 벗어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내가 시내로 가는 도중에 어느 아주머니가 합석하셨다. 거참. 아마도 그냥 현지인들이라서 외국인들이 탈때 낑겨타는 그런 문화가 있는듯 했다.
이런 합석 방식으로 짐을 털렸다는 사례를 듣기도 해서 불안하긴 했었다.
포토시라는 도시는 두가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자원에 대한 이야기이고, 둘째는 출산에 관한 이야기이다.
남미라는곳은 스페인 사람들이 대다수 점거를 했다. 브라질 거 어귀 빼고는 스페인이 먹었으니까. 썰에 의하면 잉카 문명 쪽 원주민은 스페인 침략자들을 굉장히 환영했다고 한다. 어느 설에선 그들이 잉카문명이 믿던 신의 모습과 똑같아서라고 하는데 현실은 그것과 많이 달랐다고 한다.
멕시코 쪽에는 피라미드들이 존재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왕의 무덤이었다면 멕시코의 피라미드는 제단이었다고 한다. 제단의 역할은 제물을 바치는 것이다. 근데 그 제물이 뭐냐하면 사람이라고 그런다. 제단에 피가 흥건할수록 신이 더 기뻐한다는 사상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니 침략자들을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 않을 수가 없지.
어쨋든 그런 배경속에 스페인사람들은 여기저기 점령을 하고 자원들을 빼먹기 시작한다. 남미 역사를 배우면 이 포토시라는 도시가 나온다고 한다. 자원중의 자원인 금이 엄청나게 많았다고 한다. 여기에 큰 산이 하나 있는데, 금을 많이 채취해서 산의 높이가 100m가량 깎여나갔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많이 파야 그게 가능한가.
이어서 얘기하겠지만 지금도 이 산에선 여러 광물을 채취한다.
둘째는 출산이다.
요즘 우리의 생각으로는 아이를 한국에서 낳든 미국에서 낳든 달라지는 것은 국적만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아마 남미 식민지 시대에도 그건 대다수 통용되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산병 또는 고도와 산소 분포도는 아이의 출산에도 영향을 끼친다.
모든 광산도시들이 그렇듯, 광물이 많을땐 흥하고 없을땐 망한다. 여기도 한참 흥할땐 스페인 사람들이 많이 와서 살았다고 한다. 헌데 아이를 낳기만 하면 몇일 안가 죽고 말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원인을 도저히 찾지 못하다가 우연히 다른 도시에서 낳을때는 멀쩡한 것을 보고 연구를 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론 산소포화도 때문에 이 곳에서 태어난 스페인 아이들은 죽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것을 보면 자연과 유전자의 신비는 대단한것 같다.
이정도가 내가 여행을하며 줏어들은 내용이다.
광산투어는 기묘한 경험이다. 다른 곳에서 광산투어를 가본적은 없지만 이곳의 광산투어는 우리가 드릴질만 안하는것 빼고는 실제 광부와 거의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얘기하기전에 간략한 설명부터 해야겠다.
투어는 기초지식 함양을 위한 정제시설 투어, 광부들을 위한 물건과 마스크를 사기위한 상점방문, 그리고 광산투어로 이루어진다.
정제시설 투어를 할때는 금과 은이 어떻게 광석에서 분리되는지 설명해준다. 책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자신이 남미에서 금이 얼마나 어렵게 채취되는지, 그런관점에서 화폐란 얼마나 거짓된 돈인지 얘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금을 캐내는 과정은 매우 고단하며 위험하기까지하다. 정확한 약품들은 기억나지 않지만 온통 몸에 좋지 않은 약품들을 원석에 때려 박아야만 금을 추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시설을 지날때 나는 숨을 최대한 쉬지 않으려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아프리카에서 체하나 들고 사금을 캐는 모습과는 천지차이의 현실이다.
광부들을 위한 물건을 사는 과정이 중간에 있다. 그들을 위한 선물로는 다이너마이트, 마스크, 알코올 등이 있는데 이미 투어비에 포함되어 있었고, 마스크는 본인을 위해 사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거기서 맛뵈기로 99%알콜을 마셔본 적이 있다. 99%라. 투어가이드는 페트병 뚜껑 정도의 아코올을 각자에게 돌렸다. 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한 1/10은 마시고 나머지는 도저히 입으로 들어가지 않아 목선을 타고 내려갔던거 같다. 이걸 누가 마시냐 하겠지만, 고된 노동을 이기기위해 광부들은 이 알콜을 마신다고 한다.
그런 인트로 끝에 드디어 광산으로 들어가게 된다.
광산을 들어가는 답답함은 어떤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 아마 우리 일상에서 이런것을 느낄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 비유하기도 쉽지 않다. 이 즈음 나는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어서 답답함은 배가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숨이 멎는것은 아닐까 라는 걱정도 들었다. 그보다 더 두려움이 생겼던 것은 이 광산이 무너지면 어쩔까 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단단하진 않았으니까.
광산은 얼마나 들어갔는지도 잘 모르겠다. 컴컴한 길을 계속해서 내려갔고, 광부를 만날때 까지 이동했다. 어느 순간엔 너무나 작은 통로라서 한명밖에 지나가지 못하는 곳도 있었고, 그 작은 통로가 하필이면 거의 수직에 가까워서 굉장히 두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하염없는 길 끝에 광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의 선물을 가지고 있던 가이드는 그들에게 물건을 건내 주었다. 그 옆엔 이미 소비해버린 물과 알코올이 있었던거 같다. 사진에서도 얼핏 보이지만 그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하지 않았었다. 우리야 가이드이기 때문에 수건정도로 괜찮았지만 최소한의 마스크도 없이 작업한느 그 사람들에게서 남미의 경제적인 모습을 엿볼수 있었다.
어쨋든 우리의 선물에 대한 답례인듯 그들도 방금 막 채취한 돌을 우리에게 조금씩 나눠줬다.
이 돌을 기념으로 가져왔는데 몇년이 지나니 부서지기 시작해서 결국은 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이 돌을 위에서 본 정제시설에 잘 넣으면 금,은 등등을 채취할 수 있다고 했다. 채취가 맞나. 모르겠다
그렇게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염려와는 달리 광산은 우리에게 재앙을 가져오진 않았다.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고, 아침에 시작한 투어는 해질녘이 되어서야 끝났다. 그리고 이런 허허벌판은 해질녘에 급격히 추워진다는 것을 몸으로 배울 수 있었다.
여기도 시간을 보내야 했으니 야경을 봤다. 광산투어 말고도 다른 액티비티들이 있긴 했으나, 그렇게 알려지지도 않고 매력적인 느낌이 없어서 안하기로 하였다. 사진을 보며 다시 글을 써보니 도시여행이란게 제일 어려운게 아닌가 싶다.
이렇게 포토시 이야기도 금세 끝냈다. 이제 다른 볼리비아 얘기들을 해야하는데 이제는 지도를 보고 어디가 어딘지 조금 찾아보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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